이윤을 위한 상품이 아닌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추구합니다.
부산커피협동조합
‘2015년 대한민국의 일상’을 담은 그림이 있다면 ‘커피’가 화폭에서 빠진 모습을 떠올리기 힘들 것이다. 고되고 나른한 일상에 휴식을 더해주는 한 잔일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라면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는 커피. 번화가뿐만 아니라 이미 주택가 골목골목에도 카페가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커피는 우리 일상 속으로 깊게 파고 들어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먼저 커피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 커피나무를 재배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국내의 기후와 노지환경에서는 커피나무가 쉽게 자라기 힘들어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따라서 국내에서 커피를 공급하고 유통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은 바로 ‘입지계획’에 달려있다. 그런 점에서 항만을 끼고 있어 해상물류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부산은 커피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데 최적의 도시인 셈이다.
자본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경쟁에서 협동으로
“혼자만의 독식이 아닌 상부상조 정신으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협동조합이 인간 존엄성과 세계 결속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 2012년 UN세계협동조합의 해를 맞아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연설한 내용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협동조합의 개념은 다소 낯설지만 AP통신, FC바르셀로나, 썬기스트, 웰치스, 부산우유 등이 국내외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협동조합의 사례라는 점을 살펴보면 그 가능성과 잠재력이 여실히 드러난다.협동조합의 시초는 18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영국의 로치데일 협동조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산업혁명과 함께 성장한 자본가들이 질 낮은 생필품들을 고가에 개별판매하자 이에 대항하여 28명의 노동자들이 1년에 1파운드씩 출자금을 모아 생필품을 공동·대량 구매하는데서 협동조합이 탄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근대적 상업의 기틀 마련 부족으로 협동조합이 성장할 여건이 쉽게 성숙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12년에 협동조합 기본법이 발효되었고 본격적으로 협동조합 시대의 그 서막을 올리게 됐다. 부산커피협동조합 역시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부산지역 커피관련 전문회사들이 설립한 조직이다. 이윤보단 상생을 추구하고 부산시민 모두를 위한 공동체 커피 문화 형성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일념으로 긴 여정에 뛰어든 것이다. 한편 부산커피협동조합은 착한 소비와 착한 제품을 바탕으로 상생하고 성장하는 최근의 경영 인식과도 그 궤를 같이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 커피의 메카, 부산
부산커피협동조합은 국내 커피 수입량의 80% 이상이 부산항으로 들어온다는 입지적 경쟁 우위를 잘 활용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커피는 대부분 원두의 형태로 부산항에 들어 오게 되는데 커피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 계열의 프랜차이즈들이 로스팅과정을 수도권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로스팅 과정을 거친 커피는 물류시설에 보관되어 있다 다시 전국의 각 가맹점으로 발송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수입이 이뤄지는 지역과 로스팅(가공)이 이뤄지는 지역이 이원화되어 있는 탓에 내륙 운송비가 가중되어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커피가 국내에선 높은 가격에 유통되는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공급사슬의 증가로 원두의 물류·보관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커피의 맛·향·신선도·품질이 모두 저하되는 단점도 있었다. 때문에 부산커피협동조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두 수입이 이뤄지는 부산에서 바로 로스팅(가공)하는 대안을 들고 나왔다. 조합장인 이성록 대표는 부산지역이 국내 커피의 메카로 거듭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거듭 강조했다. “로스팅 과정을 국내 어느 지역에서 하느냐에 따라 가공 기술의 품질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모두 범용화된 로스팅 기계를 사용하고 있고 지역별로 특수한기술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다만 로스팅(가공) 과정을 위해 부산항과 수도권을 왕복해야 하는 내륙 운송의 과정을 줄이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운송비가 부가되지 않아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맛볼 수 있고, 수입이 이뤄지는 곳에서 바로 가공하므로 커피 본연의 품질을 더욱 더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겠지요. 또한 동북아시아 물류 허브항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부산에서 이러한 과정이 이뤄지면 일본이나 중국, 러시아 뿐만 아니라 커피 수요가 급증하는 동남아에도 수출할 수 있어 부산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합리적인 가격, 유통마진 최소화, 고품질 제품, 수송의 합리성이 실현되는 데 있어 부산이 최적의 입지라는 것은 이제 누가봐도 명백한 사실이 되었다.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한 가치 구현을 꿈꾸는 향토기업
부산커피협동조합의 제일 앞 부분을 자리잡고 있는 단어는 부산이다. 제품명인 커피보다 부산이라는 지역명을 앞세운 데서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조합원들의 열망을 느껴볼 수 있다. 부산커피협동조합의 탄생부터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함께 지켜봐 온 배덕광 국회의원은 해운대구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의 일화를 떠올렸다. “지역민들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단체장 시절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러던중에 부산커피협동조합의 이성록 대표를 만나 많은 컨설팅을 받았지요. 예전부터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면 ‘커피 한 잔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만큼 소통의 매개로서 커피의 중요성이 큰 셈입니다. 그렇게 이성록 대표와 함께 하면서 청사 내에 카페를 열게 되었습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판매하는 고가의 커피가 아니기에 저렴한 가격에 원두를 공급 받아 민원인들에게 커피를 제공할 수 있었고, 원두의 집결지인 부산에서 바로 가공해 품질 면에서도 최고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성록 대표의 부산커피협동조합은 지역민들에게 품격 높은 커피문화를 전달할 것입니다. 향토기업이 지역민들의 일자리 창출에 힘쓰는 모습이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사실 구청이라는 행정기관은 경직된 분위기가 강한데 커피를 통해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의 많은 기업들도 커피를 통해 사내 구성원들 간의 소통, 자연스러운 기업 이미지 향상에 힘써 보시는 것은 어떨까하는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부산커피협동조합의 제품을 많이 구매해주신다면 지역 커피 문화 창달에도 도움이 되고 지역 일자리 경제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선순환이 지속될 것입니다.”
원두커피의 효능
전국 최초의 바리스타학과인 부산여자대학교 호텔관광바리스타과의 최주호 교수는 원두 커피의 효능을 거듭 강조했다. “흔히 커피는 건강에 좋지 않다고 사람들이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설탕이나 프림이 많이 들어간 인스턴트 커피(믹스 커피)를 말하는 것인데요. 물론 인스턴트 커피도 한 두잔은 괜찮지만 과다하게 섭취한다면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원두커피는 탄수화물이나 과당이 없어 간 건강에도 아주 좋지요. 원두커피를 꾸준히 음용하면 함유된 폴리페놀로 인해 간 기능 효소의 혈중 수치가 저하되고, 간암·간경화 발생률도 현저하게 저하된답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입증됐듯이 폴리페놀은 간 염증의 수치저하 및 섬유화 방지에 효과적이고, 심장질환예방·항산화·산화억제·항암효과에도 우수한 효능을 보인다. 흔히 우리는 레드와인과 홍차가 폴리페놀 함유량이 높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 원두커피의 폴리페놀 함유량은 레드와인의 3배, 홍차의 9배에 이른다. 현대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웰빙 트렌드에 따라 내가 먹는 것이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직원들의 건강을 최우선의 복지로 생각하는 대표들이 탕비실에 인스턴트 커피 대신 원두커피를 구비해놓고 있다는 사실도 이러한 경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대량 유통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대형프랜차이즈와 달리 ‘더 건강한 커피’를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 부산커피협동조합의 제품이라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믿고 구매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앞선다.
부산커피협동조합의 더치커피
조합의 주요 제품인 더치커피(DUTCH COFFEE)는 차가운 생수를 한방울씩 떨어뜨려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뜨거운 물로 커피를 내릴 경우 수증기와 함께 향과 맛이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더치커피는 장시간 저온 상태에서 차가운 물로 추출하므로 원두 특유의 깊은 향을 느낄 수 있고 일반 커피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적은 특징이 있다. 한편 숙취의 주요원인인 아세트알데이드 분해효과가 뛰어나며 더치커피의 DHL 성분이 니코틴과 항산화 물질이 동맥에 쌓이는 것을 막아 과중한 업무, 술·담배로 고통받는 직장인들에게 최고의 식품이 아닐 수 없다.게다가 조합의 더치커피는 묵직한 바디감, 오묘한 과일향을 가지고 있어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원두인 ‘케냐 AA’를 주원료로 하고 있다. 그리고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조합의 가치에 따라 비가열 살균소독, 저칼로리·저카페인, 위생을 고려한 30ml 소량 진공포장을 도입해 누구나 쉽게 더치커피에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신선한 커피, 건강한 커피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반드시 접해보아야 할 제품이 바로 부산커피협동조합의 더치커피이다. 이성록 대표는 요즘 부산·커피와 관련된 즐거운 상상을 펼치고 있다. 더치커피 판매를 통해 얻은 이윤을 가지고 ‘부산커피영화제’, ‘부산커피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이 지역에서 벌어들인 이윤을 지역사회에 환원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최근 구설수에 자주 오르내리지만 부산커피협동조합은 향토기업인만큼 부산과 기업의 상생에 앞서겠다는 생각이다.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하여 위에서 붓는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부산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부산커피협동조합이 부산 커피산업뿐만 아니라 부산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커피 한 잔의 여유, 부산시민이라면 이젠 부산커피협동조합의 더치커피와 함께 즐기길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