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변화의 중심,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최근 우리 사회를 둘러싼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지난 수 세기 동안 견고하게 유지되어 오던 산업 자본주의의 주류적 질서가 마침내 그 끝자락에서 새로운 형태의 모습으로 변환되어가는 전환기적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토머스 쿤(Thomas Kuhn)은 그의 기념비적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새 질서는 이행기를 거쳐 단절적으로 찾아온다고 하였다. 전환 이후의 시대의 새로운 주류적 질서로 자리 잡게 될 맹아들을 발견하고 육성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이번 호에서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가진 창업자들을 돕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견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보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 혁신을 응집하다.
전국 17개 지역에 18곳의 혁신센터를 운영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지자체-대기업의 상호협력 하에 지역 중소·중견기업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써 지역별 전담 대기업을 통한 전문적인 지원은 창조경제혁신센터만의 강점이다. 창업을 희망하는 모두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수준별 맞춤형 지원, 아이디어 멘토 기관 연결, 금융기관, 마케팅 및 글로벌 진출 지원을 제공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아이디어의 사업화에서부터 펀딩, 판로 확보, 그리고 해외진출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신생기업의 성장을 돕는다.
부산 창조경제의 요람,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기자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시각, 때마침 여성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소자본창업에 대한 강연이 한창이었다. 강연을 마친 한 무리의 여성들이 관리자의 인도에 따라 센터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동안 라운지 공간에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시설을 이용하기도 하는 등 시민들이 자유롭게 센터를 활용하고 있었다. 3층과 4층 두 공간으로 이루어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3층에는 사무국과 1~4인 규모의 창조기업들이 입주하여 있으며, 4층은 스마트 라이프공간, 유통지원공간, 영화·영상공간 그리고 교육 및 콘퍼런스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모든 시민과 기업들에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꿈을 키우는 아지트, 상상을 실현하는 디딤돌을 표방하는 개방형 커뮤니티 허브 공간다운 자유롭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전문화된 지원 서비스
전국 18곳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연계하고 있는 기업과 지역의 특성에 따른 특화 분야를 가진다. 유통기업 롯데와 협업하며, 부산에 위치하고 있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롯데의 강점인 유통채널과 부산의 특징인 영상·영화기반 문화산업을 바탕으로 소비재 상품의 가치 고도화와 유통산업 혁신 및 영화·영상 창작 생태계 조성, 그리고 IoT 기반 스타트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유통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롯데의 노하우와 채널의 힘을 빌려 상품기획에서 판로개척까지 맞춤형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4층에 위치한 스마트 스튜디오에서는 중소·벤처기업의 상품 콘텐츠 촬영 및 홈쇼핑 방송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실제로 롯데홈쇼핑 원티비(One TV)를 통해 홈쇼핑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점차 결실을 거두어가고 있다. 기장군의 옥수수와 에어팝핑 기술을 활용한 100% 국산 저열량 팝콘을 생산하던 부산 토착 기업 청성은 낮은 인지도와 유통망 확보의 실패로 500만 원가량의 매출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었으나,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으로 유통판로를 확보하며 10배가 넘는 매출 신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특이한 용기에 담아낸 우수한 벌꿀을 판매하는 허니스푼과 와인병 형태의 고급 들기름을 판매하는 승인식품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으로 성장의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영상·영화 분야와 IoT 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도 눈여겨 볼만하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영상·영화의 기획·개발·제작·상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역 내 지원기관 및 수도권 문화창조융합벨트와 연계하여 활발한 창작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롯데시네마를 통한 상영관 지원, 시나리오 공모전과 작가 입주 공간 지원 등을 통해 다양한 방면에서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IoT 기반 스타트업을 위해서는 IoT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기초 실습과 응용 실습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IoT 기술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우수 기술 업체에 공간을 제공하고 다방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3층에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선발된 Rooy, Uniqon, 타스글로벌 등의 스타트업들이 입주하여 있다. 이들은 컨퍼런스룸, 영상시사실, 영상편집실 등의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률·금융·특허에 관해 상주하고 있는 전문가의 자문을 구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옴니미팅룸의 화상회의 기능을 이용해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서울과 외국의 바이어, 투자자 등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청년 인재를 위한 취업지원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업가를 위한 지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1층에 자리한 고용존은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설치된 청년 일자리 창출의 허브로서, 일자리 매칭기회 확대 및 취업대상별 맞춤형 고용·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고용존은 지역 산업계와 41곳의 대학 내 창조 일자리 센터 그리고 전국 70여 개의 고용·복지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기업 및 청년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단순한 취업상담이나 구직알선을 넘어 혁신센터 전담 대기업, 지역혁신기업 등의 인재 수요를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고용존에서는 스타트업-청년인재 매칭 데이, 기업 인사담당자 만남의 날/멘토링, 취업콘서트, 권역별 청년일자리 박람회 등을 주최하여 기업과 구직자들의 만남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으며 사회맞춤형 학과 발굴 사업으로 지역 수요에 맞는 계약학과를 선정하고 지역 신산업 선도인력을 양성하는 등의 인재양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직무체험기회를 확대하여 직무능력(NCS) 중심 채용 확대에 따라 청년 구직자들이 직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이제 1년을 갓 넘긴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립 첫해부터 목표치를 초과해서 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가치고도화를 통한 혁신상품 기업 육성에서 애 목표치였던 100억 원을 훌쩍 넘긴 152억 원의 성과를 달성하였으며, 영화·영상 창작생태계 조성 분야에서는 애초 목표치인 15편을 7배가량 초과한 102편의 작품을 지원했다. 설립 2년 차를 맞아 창조경제의 허브로 자리를 잡아가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조경제혁신펀드를 조성하여 영화·영상 융자펀드, 영화·영상 투자펀드, 특화창업 펀드, 롯데융자펀드, 성장사다리 연계 투자펀드 등 5개 펀드를 통해 총 2,300억 원을 조성·집행하고 있으며, 온두라스와 창조경제모델 수출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뉴질랜드와 영화·영상 MOU를 체결하는 등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지역 창조경제의 중심 허브로써 지역의 다양한 기업 및 창업자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그들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성장을 촉진하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부산이 다가오는 시대를 주도하는 산업 중심지로 부흥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