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동신유압
최근 중소기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기업이 있다. 1967년 부산 부전동에서 ‘동신유압 기계제작소’로 첫 출발을 하여, 지금은 창원에 무려 44,000㎡ 규모의 신 공장에서 더 큰 발전을 꿈꾸는 동신유압이다. 동신유압은 기업의 가장 중요하고도 근본인 우수한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행복한 기업 문화를 선도하는 회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동신유압의 주력 생산 제품인 사출 성형기는 쉽게 말하자면 밀가루 반죽으로 붕어빵을 찍어내듯 플라스틱 원료(수지)를 금형 틀 안에 넣어 제품을 만들어내는 설비다. 자동차, 가전, 의료, 미용 산업 등 우리 삶 곳곳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접하게 되는데, 그 모든 플라스틱 제품이 사출 성형기를 통해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산업 전반에서 가장 필수적인 생산 장비이다. 산업 체계가 고도로 발전하면서 동신유압 역시 더 다양해진 수요에 대응해야 했는데, 동신은 스스로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면서 시장을 주도해왔다.
동신유압의 성공은 우수한 기술력이 바탕……
사출 성형기를 비롯한 생산 장비의 성능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불량품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동신은 50년 간 쌓아온 기술력과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제품 자체의 품질은 물론 타사 제품 대비 사출 성형품의 불량률이 1%대로 훨씬 낮다. 또한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를 연구, 적용하여 ‘만들기 쉬운 제품’보다는 ‘사용하기 쉬운 제품’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 또한 동신의 강점이다. 실제 기자가 여러 제품들을 살펴보았을 때에도 사용자 친화적인 운영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비교적 쉽게 운용을 할 수 있어 보였다.
과거 여느 산업 기술 및 장비들과 마찬가지로 사출 성형기 분야 역시 해외에 상당 부분 의존하였다. 하지만 동신은 회사 설립 초기부터 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1969년 국내 최초로 ‘IN LINE SCREW’형 사출 성형기를 제작한 것을 시작으로 사용하기 쉽고 효율이 높은 사출 성형기 제작을 위해 힘쓰고 있다. 70~90년대에는 경제적 고도성장기의 흐름에 발 맞추어 동신유압 역시 성장에 가속도를 냈다. 동신유압의 역사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벤트가 많다. 각종 사출 성형기관련 장비 및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면서 사출 성형기 시장의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주도적 역할을 정부로부터도 인정받아 1992년 기술 국산화 유공자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고, 그 다음 년에는 연이어 ‘천만 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업계 최고의 자리에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최고의 자리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국의 산업 발전기 동안 업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던 동신유압은 2000년대 들어 혁신의 시기를 맞이한다. 기업의 R&D 부분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면서 2008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 하여 스스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5년에는컴퍼니 아이덴티티(Company Identity, CI)를 개편하면서 더 젊고 혁신적인 회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때, 기업의 구조적 개혁뿐만 아니라 생산해오던 제품들의 디자인 전반에도 변화를 꾀했다. 산업 기계는 투박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동신이 자랑하는 탄탄한 기술력 위에 디자인까지 덧입혀져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특히 전동식 사출 성형기 GB SERIES는 ‘2015 우수디자인(Good Design, GD)’에 선정,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초 절전 전동식·하이브리드 사출 성형기 개발로 ‘IR52 장영실 기술혁신상’을 수상했다.
창원 신 공장 이전, 나날이 발전하는 동신유압
동신유압은 2016년 11월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웅동경제자유구역 내의 신 공장으로 이전을 완료 했다. 김병구 대표이사는 “신 공장 이전의 가장 큰 이유는 직원들에게 쾌적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신 공장 이전의 취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높으면 그만큼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기업의 성장을 가져온다”며 “신 공장 이전의 또 다른 이유는 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 대표는 “부산 신 항만과 가깝고 경제자유구역이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최적의 물류 환경과 수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44,000㎡ 규모에 공장동, 사무동, 교육동으로 구성된 신 공장은 “신규 시설 및 설비를 바탕으로 생산 능력이 3배 이상 증대되었으며, 직원들은 쾌적한 근무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자랑했다. 창원 신 공장은 기계 공장답지 않은 설계로 공장 내부의 우수한 채광은 물론 직원들을 위한 북 카페, 체력단련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기존에 부산에 거주하던 직원들의 불편함은 없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직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통근 버스 및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고, 출·퇴근 교통 정체를 고려하여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근무 시간을 오전 7시 30분에서 오후 4시 30분까지로 조정했다”고 했다. 더불어“이른 아침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아침 식사용 샌드위치, 빵, 우유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진정으로 직원들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직원이 없으면 회사도 없어...... 직원 복지에 많은 노력 기울여
동신유압은 중소기업으로서는 파격적인 직원 복지 혜택을 자랑한다. 직원 자녀의 교육비 지원을 비롯한 ‘가족 친화 지원’, 조직 문화 활성화를 위해 올해의 열정상 및 아이디어상 시상 등이 있다. 또한 직원들 스스로 학습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사내 도서관(북 카페)을 운영하고 있고, 직원 대상 외국어 교육과 해외 전시 참관 기회도 제공한다. 김 대표의 직원 사랑은 회사의 경영 방침에도 확실하게 반영되어있다. 김 대표는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면 그만큼 성과는 따라온다고 믿는다”며, “이러한 믿음에서 시작된 ‘거리’ 경영을 통해 직원들에게 웃을 ‘거리’, 즐길 ‘거리’, 희망 ‘거리’를 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특히 사자성어 중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뜻인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는 말의 ‘민(民)’을 직원의 ‘원(員)’으로 바꾼‘여원동락(與員同樂)’이 동신이 지향하는 바라고 했다. 직원들과 고락(苦樂)을 함께하며 행복한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느껴졌다.
100년 기업을 향한 제 2의 도약
동신유압은 앞으로 ‘프리미엄 사출성형기’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Identity,BI)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7년간 해외 수출을 하지 않은 이유도 ‘기초 충실’이라는 방침 아래 기술력을 재보강하기 위해서였다. 김 대표는 “기술 우위가 정해지지 않으면 가격만으로 제품을 평가하게 되는데, 중국 기업의 저가 제품에 가격만으로 비교 대상이 되고 싶지 않았다”며 “이제는 해외에서 먼저 우리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가 올 정도로 그 동안의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동신유압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부분은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디자인이다. 동신에는 제품 디자인, UI(User Interface) 및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디자인, 기타 편집 디자인까지 회사 내부에 각 파트 별 전담 디자이너가 일하고 있다. 디자인의 연구 개발과 발전을 통해서 동신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동신의 깔끔하고 임팩트 있는 디자인에 대한 시장의 반응 역시 뜨겁다. 2015년 블랙&화이트 색상과 기존의 각진 직선이 아닌 부드러운 곡선이 들어간 GB SERIES를 처음 선보였을 때, 틀을 깨는 디자인으로 호평을 많이 받았다. 더불어 최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고무 산업전, KOPLAS 2017’ 전시에서 모바일 기기로 현장의 기계를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 ‘CONPER™(Connected to Personal Mo-bile)’도 공개했다. 이는 전용 모바일 앱으로 사용자들이 손쉽게 기계 가동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최근의 사물 인터넷(IoT) 흐름에 동신이 또다시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빅 데이터를 활용한 기계의 이력 관리, A/S 대응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 팩토리 실현을 위한 시스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 이라고 김 대표는 밝혔다.
신선한 경영 철학으로 동신을 이끄는 김병구 대표이사
2011년 창업자 김지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병구 대표이사는 동신의 역사적 전통은 공고히 하면서도 고착화 된 습관과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그는 특히 ‘진(眞), 선(善), 미(美) 경영’ ‘거리 경영’ ‘4관 3려’ 등의 독특한 경영 방식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러한 경영 방식이 모두 “‘사람’ 그리고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진선미 경영’에서 ‘진(眞)’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을 최고의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최적의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직원 스스로의 성장을 돕고 있다. 둘째, ‘선(善)’은 우수한 제품을 착한 가격으로 공급하여 사용자의 만족을 이끌겠다는 뜻이다. 셋째, ‘미(美)’는 문자 그대로 아름다운 디자인(Good Design)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다짐을 나타낸다.
‘4관 3려’는 관심, 관찰, 관점, 관계의 ‘4관’과 배려, 격려, 독려의 ‘3려’로 이루어져있다. 대상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관찰, 때로는 다른 관점이 필요하며 나아가 원만한 인간 관계를 강조하는 것이다. 또 구성원 간에 배려, 격려, 독려의 ‘3려’를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김병구 동신유압 대표이사의 ‘4관 3려’ 경영 철학이다.